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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 세 번 '위로의 울림'…대구 계산성당 종지기 세 사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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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홈지기 작성일19-11-05 19:54 조회77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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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창호,이선훈, 김점종 씨…온몸 실어 10m 밧줄 힘껏 당기면 '댕 댕 댕' 도심 감싸는 메아리 퍼져

계산성당 종지기 세 사람 김창호, 이선훈, 김점종 씨(왼쪽부터)
계산성당 종지기 세 사람 김창호, 이선훈, 김점종 씨(왼쪽부터) 

"종을 칠땐 딴생각을 하지 않고 온 정신을 집중해서 친다"고 말하는 계산성당 종지기 김창호(65) 씨 

◆"종소리 듣고 위로와 평안한 마음 가졌으면…"

지난달 31일 낮 12시 5분 전 계산성당, 김창호(65·세례명 안토니오) 씨는 휴대폰에 맞춰놓은 알림 소리를 듣고는 하던 일을 접고 곧바로 종탑으로 향한다. 성당 안 계단을 따라 2층에 마련된 작은 다락방으로 올라간다. 의자에 앉은 후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는 성호(가톨릭 신자가 손으로 가슴에 긋는 십자가를 이르는 말)를 긋고 짧은 기도를 한 다음 시계가 정확히 낮 12시를 가르키자 하늘 향해 두 손 모으듯 4층 종탑으로 이어지는 10m 길이의 밧줄을 그러모아 틀어쥐고는 온몸에 체중을 실어 힘껏 잡아 당긴다. 처음에는 매달리듯 잡아 당기다가 무릎을 이용해 반동을 주면서 종을 친다. 짧게 세 번씩 세 번을 울리고는 연달아 세른세 번을 친다.

'땡땡땡~ 땡땡땡~ 땡땡땡~ 땡땡땡땡땡…'

김 씨도 밧줄을 타고 손끝으로 전달되는 종의 숨소리를 듣는다. 종을 치는 시간은 1분 10초 정도. 짧은 시간이지만 김 씨의 얼굴은 상기된 모습이다. "무거운 종을 움직여 소리를 내려면 밧줄에 거의 매달려야 합니다. 또 집중해서 종을 쳐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요. 그러나 종을 예쁘게 치고 내려올 땐 기분이 좋습니다."

종을 친 지 5년이 넘었다는 김 씨는 그동안 실수도 있었다고 했다. "시간을 잘못 알고 늦게 쳐 삼종기도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주위에 있는 신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"며 "그 뒤로부터는 시간은 물론 종을 칠 때 딴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"고 말했다.

김 씨는 밧줄을 당길 때 자신 나름의 공식이 있다고 했다. "세게 잡아 당겨도, 가볍게 잡아 당겨도 안 됩니다. 저는 밧줄 잡은 손을 코밑까지 당길 때 가장 예쁜 소리가 나 그렇게 하고 있다. 컨디션에 따라 종소리가 달라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"고 했다.

김 씨는 종을 친 지 5년이 넘었다. 매일 정해진 시간에 종을 치는 김 씨는 모든 생활은 성당의 종을 중심으로 맞춰져 있다. "주차관리와 청소, 환경정리를 하다가도 종치는 시간이 되면 모든 일을 멈추고 종탑으로 올라갑니다." 

종을 치는 데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. 김 씨는 "먼저 있던 분이 가르쳐준 대로 치고 있을 뿐"이라고 했다. 그러면서 "종을 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, 그 안에 담기는 정신은 신자들이 종소리를 듣고 기도하도록 이끌어줌으로써 하느님께 다가가도록 돕는 것뿐"이라며 "종 치는 일은 저의 소명인 것 같다"고 했다.

김 씨는 "종 치는 시간이 예수의 강생과 부활의 신비를 묵상하는 더없이 행복한 시간"이라며 "신자들이 내 종소리를 듣고 기도하면서 하느님께 더 가깝게 다가가는 기회가 되시기를 기도한다"고 말했다.

계산성당 종지기는 김 씨 이외에도 이선훈(68·베드로) 씨와 김점종(61·살비오) 씨 등 2명이 더 있다. 이들 세 사람은 아침, 낮, 저녁을 번갈아 가며 종을 친다. 이들은 종 치는 일 외에도 주차관리, 환경관리 등 성당의 모든 궂을 일을 도맡아 한다.

이선훈 씨는 "종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평온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"고 했다. 작년 1월에 종치는 일을 시작했다는 막내 김점종 씨는 "길을 가다 종소리를 듣고 기도하는 신자를 볼 때면 보람을 느낀다"고 했다.

대구에서 종는 유일한 성당인 계산성당. 이채근 기자
대구에서 종는 유일한 성당인 계산성당. 

◆계산성당 두 개의 종, 서상돈·김젤마나가 기증

계산성당은 1898년 준공됐지만 1901년 화재로 전소됐다. 신부와 신자들의 노력으로 1902년 2개의 종탑을 갖춘 오늘날의 성당을 완공했다. 당시 2개의 종탑에 달 종도 축성되는 예식이 있었다. 두 개의 종은 국채보상운동의 주창자 서상돈(아우구스티노)과 김젤마나가 기증했다. 종의 이름도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아우구스티노와 젤마나로 불리고 있다. 종탑에는 큰종과 작은 종이 있는데, 평소에는 큰종을 치다가 부활절과 성탄절 미사 때 같이 친다. 계산성당 심인섭 사무장은 "큰 종은 울림이 깊고, 작은 종은 경쾌한 소리를 낸다"고 했다.

◆삼종의 유래

삼종이란 말은 종을 하루 세 번 친다는 뜻이다. 이 종소리를 듣고 바치는 기도라고 해서 삼종 기도라고 한다. 먼저 '땡 땡 땡' 세 번을 치고, 약간 쉬었다가 다시 '땡 땡 땡' 세 번 치고, 또 약간 쉬었다가 '땡 땡 땡' 세 번 친 다음 서른세 번을 연속으로 친다. 종을 세 번씩 치는 이유는, 예수의 강생구속 도리가 세 가지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. 첫 번째 세 번은 삼종기도 시간임을 알리는 종이고, 서른세 번 연속해서 치는 종은 예수 그리스도의 33년 간의 삶을 상징한다.

삼종기도의 기원은 확실치 않으나 11세기 십자군이 창설되었을 때 출발 직전에 승리를 위해 종을 치고 기도를 바친 데서 유래했다고 전한다. 처음에는 만종(晩鐘)이라 해서 저녁에만 했다가 아침, 낮에도 행해지고 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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